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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대학가 양대노조 판 깨졌다 … 4개 노동단체 '각개약진'

사무국
  • 2016.05.30
  • 1,348

<5월 26일자 한국대학신문 기사입니다.>

 
 

  ▲ 전국 14개 노동조합이 대학정책에 적극 대응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할 대학노동조합 정책연대를 구성했다. 지난달 26일 경희대에서 열린 출범식 모습. (사진= 대학노동조합 정책연대)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양분했던 대학가 노동조합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한국노총 산하 전국사립대노조연맹(사립대연맹)에 소속됐던 사립대 노조 일부가 대학노동조합 정책연대(정책연대)를 출범시켰다. 정책연대는 지난달 26일 경희대에서 출범식을 열고 노동조합 본연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겠다는 선언문을 읽었다. 

 

정책연대에는 건국대와 광운대, 국민대를 비롯해 동국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울산대, 인하대, 중앙대, 한양대 등 10곳이 참가하고 있다. 고려대와 한국산기대 노조도 참여했다. 정책연대는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과 달리 상급노조단체가 아닌 연대체이기 때문에 가능한 형태다. 당초 상급단체 없이 사업장 노조로 유지됐던 경희대 노조와 서울대 노조, 성균관대 노조도 발을 담궜다. 모두 14개 조직이다. 

 

정책연대는 스스로 대학가 ‘싱크탱크’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단체의 출범 선언문을 보면 “근본적인 문제는 외부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절대성과 명분, 그리고 실효를 스스로가 연구하고 정의하지 않으면 배불리기 위한 주장으로 치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학가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대학구조를 개편하는 데 있어 노조의 역량을 결집한 ‘대안’을 제시하는 데 방점을 찍겠다는 이야기다.

 

이날 회장으로 선출된 윤정국 국민대 노조위원장은 “대학가 노조가 오랜 기간 양대노조(민주노총·한국노총)로 운영되면서 새로운 정책을 만들고 대안을 제시하는 동력이 부족해졌다. 정책연대는 이 같은 위기감에 공감대를 형성한 조직들이 뭉친 자발적이고 평등한 연대체다. 수평적인 조직구조를 갖고 정보와 의견을 주고받으며 대학위기 극복을 위한 연구활동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4월에는 민주노총 산하 전국대학노동조합(대학노조)를 탈퇴한 일부 국립대 노조가 전국국공립대노동조합(국공립대노조)을 구성했다. 이들은 출범 직후 국립대 회계법(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재정 운영에 관한 법률) 교육부령의 불법성을 지적하는 등 교육부를 견제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 단체는 국립대 법인화와 총장직선제, 국립대 회계법 등 국립대의 운영과 구조에 대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출범했다. 강원대(삼척), 강릉원주대, 부경대, 창원대, 한국교통대, 한경대, 한국해양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 단체 역시 노조의 정책생산 능력 강화에 공감대를 표하고 있다. 김일곤 국공립대노조 정책실장은 “과거에는 대학가에도 다양한 정책생산조직과 정부대응조직 등이 있었다. 그러나 2012년을 기점으로 사학개혁국본(사립학교개혁과 비리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이나 국립대 공대위(국립대 공동대책위원회) 등의 세력이 축소되면서 교수와 직원, 학생을 아우르는 정책연대조직이 모습을 감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두 신생 조직의 고민은 대학가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CEO형 총장이나 대학경영 혁신 등이 대학가를 휩쓸면서 노조가 급격히 위축된 뒤 가장 먼저 정책역량이 감소했다. 이 때문에 정부의 대학구조개혁 등에 대한 현안에도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거나 대안 없이 반대 목소리만 높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각 구성원간 연대가 줄어들면서 교수는 교수대로, 직원은 직원대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김일곤 실장은 “이 때문에 대학가 노동운동이 점차 자기 잇속 차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젠 4개의 조직으로 나눠진 상황에서 보다 나은 정책역량을 기르기 위한 상호간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4개 조직의 연대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노조가 나뉘어지는 상황에서 조직간 감정의 골이 아직은 깊다는 것이다. 기존 양대노조에서 탈퇴를 감행하려다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로 무산된 노조도 있다. 이처럼 4개 조직으로 개편되면서 적지 않은 잡음이 있었다는 게 대학가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기존 노조들은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김병국 대학노조 정책실장은 “이상적으로는 4개 조직이 경쟁하고 필요하면 연대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다. 결과적으로 남아있는 노조와 탈퇴한 노조 사이의 감정적 앙금이 해소되지 않은 경우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경쟁구도로 인해 대학가 노조활동에 활력이 생길 것이란 기대도 밝혔다. 김병국 실장은 “조직간 긴장도도 높이면서 경쟁구도가 생기면 그간 이완됐던 조직의 역량을 보완하는 시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4개 조직 활동이 안정기에 접어든 뒤에는 계기만 있으면 연대 필요성도 제기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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